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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클루지'라는 말을 여러 매체들을 통해 들어 왔지만, 결정적으로 이 글을 계속 쓰기 시작한 원인이 되는 자청의    <역행자>를 읽고, 그 내용에서 추천하는 책이 있기에 읽게 되었다. 그렇다고 자청이 추천하기 때문만은 아니라, 그 내용이 뻔하지만 이론으로 구성하고, 현 사회에 대한 분명한 타개점을 제시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리하자면 자신의 행동들에, 합리적이지만 진화한 인간으로서 불리한 요소인 '클루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요즘 흔히들 말하는 '메타인지'와 비슷한 맥락에서의 정의가  될 수 있겠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 '자기 객관화'와 같이 자기 약점 타개, 반성 후 자기발전 이런 단어들이 줄줄이 이어질 수 있는 주제인 것같다.

공학자들의 시선에서는 클루지를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분들이 조화롭지 않게 모여 비참한 전체를 이루는 것" 이라고 서술한 데에 있다. 더해서 우리의 몸은 생존이라는 미션에 따라, 모두 무너뜨리고 다시 재건할 수 없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좋지 못한 최선의 것' 위에 '다른 최선의 것'이 얹어지는 구조를 띄고 있다. 여기서 더 주목할 점은 결코 완벽한 상태에서 진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 진화도 과거의 완벽하지 못한 구조에 의존하기도 하는 식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직립보행을 예로 들면, 직립보행 자체가 척추 혼자 무게 지탱을 하게되는 구조로 불완전하지만 일어서서 도구를 쓰는 것이 더 나았기 때문에, 있는 척추를 세웠을 뿐이다. 얹어진 것이다. 이것 또한 우연히 그런 과정이 이뤄졌고, 필연적이 아닌 우연에 의한 최적화가 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말한다. 이러한 관점은 과학이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가 부족함을 인지하는데 있어 진화학적인 관점은 충분한 객과적인 근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이 인상 깊었다. "제안하는 것은 우연이고, 처분하는 것은 자연이다." 이말을 들으면서 생각한 바는 요즘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자연의 반대 말로 칭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문명을 이룬 것 또한 자연이라고 생각한다. 소수의 자연이 지배적인 양상을 띠고 있을 뿐이지 자연이 아닌 것이 아니다. 그 문제는 극단적인 지배 경향이 일으키는 '생존'문제에 있어서 문제의식이 화두가 되는 것 뿐이다.

결국 인간의 아름다움과 완벽함, 남다름을 말하는 것과는 다르게, 하나의 관점으로서, 부족함을 바라보는 관점이 분명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아름다움' 보다는 '적절함'에 관점을 두고 신체 진화에 대한 관점을 마음에도 적용시키고자하는 저자의 생각이 보였다. 아직 프롤로그만 읽은 상태이지만 결국은 신체의 결과에 따른 생존이라는 인간의 행위 아래에 마음이라는 것이 영향을 받는 것은 분명하기에 그런 주장을 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유들을 통해 우리는 분명 과거의 낡은 열등한 것에 영향을 받음을 인정해야한다. 자청이 말하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특히나 신체에서 영향을 받는 마음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현재 우리가 인간으로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활용해 하위 개념의 신체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생존과 사고, 목적이 다른 개체로서 더 큰 목적을 위해 통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것들을 저자는 "진화의 관성이 수행한 역할을 고려함으로써 우리의 한계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이고자 한다."라며 큰 책의 맥락을 말해주었다.

 

"애매함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애매함에 빠져있는 것은 분명히 다른다." 

맞다. 인간의 위대함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약점들도 있기에 그것을 알고 활용하는 것과 그것에 빠져 흘러가는 대로 있는 것은 다르다.

자연은 우리보다 위대하지만, 자연에서만 방법을 찾는 행위보다는, 우리에게서 이미 있는 것들을 통한 외부적인 진화(ex.컴퓨터)도 인상적이다. 

 

그래서 저자는 불완전에서 오히려 좋은 생각이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완전하다고 생각하고 그 완전함을 분석해 나가는 것보다, 불완전한 결과에서 이유를 찾고 해결점을 찾는 과정까지가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그렇기에 단점도 인정할때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우리의 마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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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만 읽어보았다. 아마 말이 조금은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읽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같다. 그래도 신체진화의 과정을 통해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과정을 가지고, 불완전함을 통해 인간 행위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알고자 하는 책인것 같다. 글의 전개과정이 인상적이었고, 과학적인 증거들을 가지고 인간의 사회과학적인 부분까지 확장될 것같아 기대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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