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어떻게 세상을 구했는가, 그레고리 주커만 / 제효영 옮김_ 1편
-세상을 구한 백신 그리고 그 뒷이야기-
총 19장 중 3장 가량을 읽고 쓴 글이다.
유튜브 채널 <스터디언>의 광고이지만 강력한 추천을 받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상 속에서 3년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언론을 통해서만 그 사실을 알아왔던 나에게, 의료진과 과학자들의 '치열한 사실'들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전공자는 아니지만 질병 테마의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정말 모두가 '아는 척'만 해왔던 그 질병에 대해 한 발자국 다가가 '알게' 된다는 쾌감이 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로 나를 치장하고 무언가 깨어 있는 듯한 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지 깨닫는 요즘이기에, 더 나에게 가시이자 보완재로 다가오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글을 읽기 쉽게 잘 썼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것들도 찬찬히 읽어보기만 하면 이해가 되는 수준이었고, 물론 그 외에도 생략한 바가 있겠지만 이해하기에는 충분한 정보였다.
3장 까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보다는 <AIDS>,<HIV>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이야기들에 대해 풀어간다. mRNA 와 같이 요즘 많이 듣게 되는 백신 전달체에 대한 과학자들, 경영자들의 고군분투가 흥미롭게 담겨있다. 잘 풀려가는 듯 보이다가도, 난관에 부딪히고, 또 해결책을 찾다가, 또 다시 무너지는 현상을 계속해서 겪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아올린 정보들은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이론이 첨가되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거나,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의미있는 시도로서 작용한다. 인류의 방향에서 좋은 방향이나, 개인의 방향에서는 이토록 비참할 수 없다. 누군가는 인생을 다 바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3장까지 읽어 냈지만 사실 이들이 한 것은, 1. 해결하기 까다로운 것을 하는 것. 과 2.의혹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것. 이었다. 남들이 포기한 것을 파헤쳐 내는 것들이었다. 훌륭하다. 하지만 미생물계에서 복잡한 인간의 몸에 알맞는 백신을 만들어 내기란, 예상치 못한 변수의 폭탄이었다. 그저, 이후 세대를 위해 변수를 줄여갈 뿐이었다.
그들은 현명하고 지혜로웠다. 그러나 실패했다. 아니 발견했다. 유튜브 <안될과학>의 과학커뮤니케이터 '궤도'의 말처럼 실패가 아닌, 한발짝 다가선 우리 인류에의 공헌이라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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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 인생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가. 생각 안해볼 수 없다. 위의 과정들도 백신사업이라는 한 종류의 사업이지만, 이에 비하면 완전히 단순한 사업이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는 이들처럼 끊임없이 실패할 것이냐는 것이다. 아니라고본다. 분명 이들이 다른 더 쉬운 곳에 열정을 쏟고, 비지니스화 시켰다면 이토록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백신 사업을 받들고 있는 기업체의 기반은 더 수익성이 좋은 비지니스 모델에서 시작 되었다. 그렇기에 그토록 많은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는 백신 사업에 '의미'를 담고 투자할 수 있었겠다. 그럼에도 이는 한 기업체에게 부담이 될 정도로 리스크 있는 사업임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나에게 다가왔던 교훈은, 해결책에 대한 집념과 사고의 유연성이다. 백신 사업만큼 복잡한 기술을 요구하는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어느정도 해결집념과 합리적인 해결이라는 요소가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같은 어쩔 수 없이 어느정도 큰 흐름에 올라타야하는 경우에는 붙잡고 버틸 수 없는 노릇이다. 계속해서 해결해 나가야한다.
나는 계속해서 무언가 추상적인 것에 대한 생각만을 추구해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진정 이 세상에 내가 해결책을 내 놓을 수 있는 무언가를 해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작은 부분이라도 떼어내 할 수 있는 일을 해봐야한다. 비지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실행해야한다. 일상에서, 전공에서 계속 생각해보자.
그리고 꾸준히 자신의 흥미에 대해서 연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공간디자인이 현재 나의 전공이라면, 그에 따른 디자인론과 같은 객관적인 것들에 대한 연구와 공부가 더 필요하다. 이를 통해 체득하고, 일들에 발현시켜야 한다.